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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공지] [논단] 스마트 건설기술 안착을 위한 4가지 제도적 조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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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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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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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 스마트 건설기술 안착을 위한 4가지 제도적 조건
작금의 우리나라 건설산업은 현장 인력의 고령화와 내국인 숙련공 부족으로 노동집약적 구조에 의존하던 전통적 시공 방식으로는 성장의 임계점에 이르렀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탈현장 건설(OSC)과 모듈러 공법, 3D 프린팅 건축 등 스마트 건설기술은 날로 발전하고 있지만, 건설 현장 적용은 아직도 미흡하다.
이는 기존 건설 생태계 내부의 복잡한 이해관계 충돌과 경로의존성(Path Dependency)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신기술의 도입이 기존 하도급 체계의 재편이나 특정 전문 업역의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현장의 우려, 그리고 전례 없는 공법에 대한 법적 책임 소송을 경계하는 행정 주체의 방어적 기제가 상호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스마트 건설의 확산과 진정한 안착을 위해서는 선언적인 규제 완화를 넘어, 이해관계자 간의 갈등을 건설적으로 조정하고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정부의 통합적 거버넌스 역량이 선결돼야 한다. 여기서는 복합 위기에 처한 건설 시장 전반에 혁신 기술을 융합하고 산업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이루기 위한 네 가지 제도적 정착 조건을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생산 메커니즘의 전환을 뒷받침할 발주 체계의 개편과 업역 간 통합적 조율이다. 현재 대형 공공 공사에서는 BIM 의무화가 안착 단계에 접어들었고, 공공 모듈러 주택 역시 기술형 입찰을 통해 활발히 수용되고 있으나, 민간 영역의 수용도는 다소 경직돼 있다. 공장에서 제작된 구조물의 법적 지위를 ‘시공’과 ‘제조’ 중 어느 영역으로 규정할 것인가를 두고 기존 전문건설업계와 모듈러 제조업체 간의 업역 논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 설계시공의 분리 발주 관행도 이러한 장벽을 공고히 한다. 공기 단축과 생산성 제고가 시급한 민간 정비사업에서도 설계·시공 통합 발주(IPD)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법·제도를 정비하는 한편, 기존 하도급 생태계의 유연한 연착륙을 돕는 생산체계의 다변화가 병행돼야 한다.
둘째, 경직된 시방 기준에서 탈피해 성능 중심의 규제 패러다임으로 전환하는 전향적 접근이 필요하다. 3D 프린팅 건축은 관련 건축구조기준(Korean Design Standard)의 정비가 지연되면서 여전히 제한적인 시범 사업 수준에 머물러 있다. 구조물의 전생애주기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자기치유 콘크리트나 탄소 저감형 자재 역시 기존 원자재 공급 체계와의 시장 선점 경쟁 및 경직된 표준시방서의 한계 탓에 비구조체에만 제한적으로 활용되는 실정이다. 신기술 적용 시 발생할 수 있는 독과점 논란이나 기존 업계의 우려를 의식해 인허가를 유보하는 보수적인 행정 관행은 개선돼야 한다. 기존의 시방 방식을 넘어, 구조적 안전성과 요구 성능 중심의 건축기준을 확립하고 네거티브 방식의 규제 샌드박스를 적극 활성화해야 한다.
셋째, 중소 업체의 시장 진입 장벽을 완화하고 초기 투자 비용을 보전할 수 있는 대가 산정 체계의 현실화다. 정부는 모듈러 주택에 대해서는 실효성 있는 유인책을 마련했으나, 현장에서 실질적인 기준이 되는 스마트 건설 표준품셈의 정립 속도는 시장의 요구를 따르지 못하고 있다. 고가의 소프트웨어 인프라와 전문 인력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초기 투자 비용은 상승하는 반면, 예정가격 산정 기준은 여전히 투입 인력 중심의 아날로그식 방식에 머물러 있어 대형사 위주의 시장 편중을 낳고 중소 업체의 경쟁력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 공공 발주 물량의 지속적인 확대와 동시에 기술 도입에 따른 비용 상승분을 합리적으로 반영하는 공사비 산정 체계의 합리화가 수반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데이터의 신뢰성 확보에 따른 법적 책임 한계 정립과 행정 주체의 면책 제도 도입이다. 데이터 연동과 BIM 표준 라이브러리 보급 등 기술적 인프라는 상당 부분 진척됐으나, 디지털 도면의 정합성 오류나 AI의 예측 실패로 인해 공기 지연이나 구조적 하자가 발생했을 때 설계사·시공사·소프트웨어 개발사 간의 책임 지분을 명시한 가이드라인은 미비한 상태다. 이로 인해 잠재적 분쟁을 우려한 민간 대형 건설사들이 전면적인 기술 도입을 주저하고 있다. 더욱이 신공법 허가 이후의 리스크를 전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인허가권자의 방어적 행정 역시 혁신의 속도를 늦추는 요인이다. 국가 차원의 통합 데이터 플랫폼 구축과 더불어, 디지털 건설 리스크를 전문적으로 담보하는 특화 보험 제도를 신설하고 적극 행정을 펼친 인허가권자에게 면책권을 부여하는 제도적 안전장치가 마련돼야 할 것이다. /김성일 국토연구원 명예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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