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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매칼럼] 2차 공공기관 이전 성공의 조건
대한전문건설신문 | 2026-10-06 19:20:06
[보라매칼럼] 2차 공공기관 이전 성공의 조건
정부가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9월 초 국토교통부는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의 원칙 및 추진방향’을 발표했으며, 이전 대상 등 구체적인 계획 역시 연내에 확정할 예정이다. 수도권 집중 완화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강한 만큼 이전 작업 역시 빠르게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공공기관 이전이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아직 대상을 발표하기 전인데도 직원들은 지방으로 가느니 차라리 그만두겠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물론 이직이나 퇴직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이미 지방으로 이전한 공공기관에서 젊은 세대의 이탈 사례를 보면 엄포는 아닌 것 같다.
노무현 정부 시절 추진된 혁신도시 건설과 1차 공공기관 이전 사례가 뼈아픈 교훈이 됐다. 의료, 교육, 교통, 문화 등 정주여건이 부실한 탓에 가족은 수도권에 둔 채 나 홀로 이전하는 경우가 많았다. 주말만 되면 텅 빈 도시가 되어버린 탓에 정주여건은 시간이 지나도 제대로 마련되지 못했다. 여러 제도들이 부작용을 낳기도 했다. 지방 활성화라는 명목 아래 지역인재를 최대한 채용했더니 같은 대학, 같은 과 출신들이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전을 독려하기 위해 아파트 특별공급을 했더니 이제는 특혜를 받았다는 비판까지 나온다. 수도권에 있었다면 또 다른 부작용이 분명히 있었겠지만 1차 공공기관 이전에 많은 아쉬움이 남는 것은 사실이다.
정부도 2차 공공기관 이전에서는 정주 기반을 확충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새로운 부지를 조성해 도시를 만드는 것은 지양하고 기존 혁신도시 중심으로 집적도를 높이겠다고도 했다. 지역 대학이나 지역 특화 산업과 연계하겠다는 방향도 환영받을 일이다.
그런데 이 원칙을 지키면서 공공기관 이전이 얼마나 가능할까 하는 생각도 든다. 정부의 공공기관 이전은 공공기관 이전 일정을 정해두고 직원들은 따르라는 방식이 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정부가 과감하게 투자해 교육 시설을 유치하고 생활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도 기대하기 어렵다. 필연적으로 강제성이 수반된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쌓인 인프라와 운영 경험 덕에 1차 이전보다는 훨씬 나은 환경에서 출발하겠지만 충분하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수도권 집중 완화를 위해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민간기업이 자발적으로 지방에 둥지를 틀고 투자할 수 있도록 혜택을 주는 것과 정부나 공공기관을 움직이는 일이다. 메가프로젝트를 통해 지역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을 한 축으로, 또 한 축은 공공기관 이전을 선택했다. 한 축에서 민간에 혜택을 주고 독려하는데, 한 축에서는 제도라는 강제성을 통해 추진한다. 그런데 옛날처럼 제도나 정부 방침의 무게가 공무원 사회에서조차 약해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9월29일 3대 메가프로젝트 점검 회의에서 “단순한 산업단지 건설이 아니라 첨단산업과 주거, 교육, 의료, 문화가 어우러진 새로운 지역 발전 모델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업 시작 단계부터 산업단지와 정주 여건 조성을 하나의 계획으로 묶어서 추진해야 되겠다”고 강조하고, 기업에서 근무할 사람뿐만 아니라 그 가족들에게 필요한 것을 파악해 지원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대통령이 민간의 지방 투자를 독려하기 위해 한 말을 그대로 공공에도 적용해보자. 그렇다면 해법의 실마리는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문보경 전자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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